골반이 틀어졌다고요? 정말 골반이 틀어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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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상담을 하다 보면 회원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사진을 찍으면 한쪽 골반이 더 높아 보여요.”

“바지를 입으면 한쪽만 자꾸 돌아가요.”

“다리 길이가 서로 다른 것 같아요.”

평소 거울을 보았을 때 허리선의 높이가 다르거나, 걸을 때 한쪽 다리가 더 무겁게 느껴지면 대부분 ‘골반이 틀어졌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골반 교정 운동을 찾아 따라 하거나, 한쪽 골반을 강하게 눌러 맞추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좌우 차이만으로 골반이 실제로 틀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골반의 높이가 달라 보이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뼈의 배열뿐 아니라 근육의 긴장, 체중을 싣는 습관, 발의 위치, 척추와 고관절의 움직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골반을 제자리로 맞춘다’는 접근보다 현재 몸이 어느 방향으로 치우쳐 있고, 움직일 때 어떤 보상 동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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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이 높아 보인다고 뼈가 틀어진 것은 아니다

골반은 양쪽 엉덩뼈와 엉치뼈가 연결된 구조다. 주변에는 인대와 여러 근육이 자리하고 있으며, 척추와 다리 사이에서 체중을 전달하고 몸의 중심을 지지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골반 틀어짐’은 의학적으로 하나의 정확한 진단명을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골격의 구조적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에서 발견되는 좌우 비대칭은 서 있는 자세나 근육 사용 방식에 따라 나타나는 기능적인 차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쪽 다리에만 체중을 싣고 서는 습관이 있다면 체중을 싣는 쪽 골반은 올라가거나 옆으로 밀려 보일 수 있다. 의자에 앉을 때 늘 같은 다리를 꼬거나,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는 습관도 몸통과 골반의 위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한쪽 엉덩이와 고관절 주변 근육이 짧아지거나 긴장되기 쉽다. 반대로 반대쪽 근육은 상대적으로 덜 사용되면서 좌우의 움직임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면 한쪽 골반이 더 높거나 앞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진 한 장으로 골반의 구조를 판단할 수는 없다. 촬영할 때 발을 놓은 위치, 무릎을 편 정도, 몸통의 회전, 체중을 어느 발에 실었는지에 따라서도 골반의 모양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골반 비대칭 자체도 드문 현상은 아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골반 기울기가 허리 통증이 없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눈에 보이는 비대칭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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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길이가 다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골반이 틀어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다리 길이 차이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걸을 때 한쪽 다리가 더 길게 느껴지거나, 바닥에 누웠을 때 양쪽 발뒤꿈치의 위치가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신발 밑창도 한쪽만 더 빨리 닳거나 바지 길이가 좌우로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다리 길이 차이는 크게 구조적인 차이와 기능적인 차이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구조적인 다리 길이 차이는 실제 허벅지뼈나 정강이뼈의 길이가 다른 경우를 말한다. 성장 과정, 골절이나 수술 이력, 선천적인 구조 차이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를 정확히 확인하려면 단순히 누워서 발뒤꿈치를 비교하는 것보다 임상검사와 영상검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다리 길이 차이를 확인하는 여러 임상 측정법은 정확도와 신뢰도가 서로 다르며, 구조적인 차이를 정밀하게 판단할 때는 영상검사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체계적 문헌고찰도 있다.

반면 기능적인 다리 길이 차이는 뼈 길이 자체보다 골반의 기울기, 고관절과 무릎의 위치, 발목 움직임, 근육의 긴장 등으로 인해 한쪽 다리가 상대적으로 길거나 짧게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한쪽 무릎을 조금 더 굽히고 서거나, 한쪽 발의 아치가 더 많이 무너지면 골반 높이도 달라질 수 있다. 골반 주변 근육이 한쪽으로 더 긴장되어 있는 경우에도 누웠을 때 다리 길이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실제 다리 길이 차이가 골반의 기울기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연구에서는 인위적으로 다리 높이에 차이를 주었을 때 골반의 기울기와 회전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골반이 기울어 다리가 달라 보일 수도 있고, 실제 다리 길이 차이 때문에 골반이 기울어질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 보고 원인을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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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골반의 모양보다 반복되는 움직임이다

골반의 좌우 높이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몸은 완벽하게 좌우 대칭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로 사용하는 손과 발이 다르고, 직업과 생활 습관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방향도 달라진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비대칭은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비대칭이 있는 상태에서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다.

스쿼트를 할 때마다 한쪽 골반이 뒤로 빠지는지,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다리로만 몸을 밀어 올리는지, 한 발로 섰을 때 골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누워 있을 때 골반 높이가 비슷해 보여도 움직이는 순간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가만히 서 있을 때는 골반 높이가 달라 보여도 걷거나 운동할 때는 좌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정적인 자세 사진만 보고 ‘틀어진 골반’이라고 판단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골반을 강하게 밀어 맞추는 방식은 개인의 실제 문제를 놓칠 수 있다.

한쪽 엉덩이 근육이 약해 골반을 지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스트레칭만 반복하면 안정성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고관절 주변이 지나치게 굳어 움직임이 제한된 사람에게 근력 운동만 강하게 시키면 허리나 무릎이 대신 움직일 수 있다.

허리 통증이나 골반 주변 불편감이 있다고 해서 모든 원인이 골반 비대칭에 있는 것도 아니다. 다리 길이 차이와 골반 기울기, 척추 정렬의 관계는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다리 길이 차이가 골반 위치에는 영향을 주지만 척추 자세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눈에 보이는 좌우 차이 자체보다 그 차이가 움직임과 일상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만드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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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에서는 무엇을 먼저 확인할까

필라테스 수업에서도 골반을 무조건 수평으로 맞추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먼저 편안하게 서 있는 자세에서 양쪽 발에 체중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확인한다. 발바닥 안쪽과 바깥쪽 중 어느 곳에 힘이 더 실리는지, 무릎은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 골반과 몸통이 한쪽으로 회전되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본다.

이후 호흡과 복부 사용, 고관절의 가동 범위, 엉덩이 근육의 힘, 한 발로 섰을 때의 균형 등을 확인한다. 같은 골반 비대칭이 보여도 누구는 고관절 움직임이 부족할 수 있고, 누구는 발의 지지력이 약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사람은 몸통을 안정적으로 잡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른쪽 골반이 높아 보이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해도 운동 방법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한 사람은 오른쪽 허리와 골반 주변 근육의 긴장을 줄이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왼쪽 엉덩이와 다리의 힘이 부족해 오른쪽으로 체중을 옮기는 습관이 생겼을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비슷하지만 몸이 그렇게 된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반 교정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움직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부위는 충분히 움직이게 하고, 부족한 부위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운동을 구성해야 한다.

필라테스는 골반을 한 번에 ‘맞추는’ 운동이라기보다 발과 다리, 골반, 몸통이 함께 움직이는 방법을 반복해서 익히는 과정에 가깝다. 좌우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한쪽에만 의존하던 움직임을 줄이고 양쪽을 보다 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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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 교정 전에 원인부터 확인해야

거울에서 골반 높이가 다르게 보이거나 다리 길이가 다른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무조건 골반이 심하게 틀어진 것은 아니다.

평소 서 있는 자세, 한쪽 다리를 꼬는 습관, 고관절의 움직임, 근육의 긴장과 약화, 발의 지지 방식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골반을 억지로 반대 방향으로 밀거나 특정 스트레칭만 반복하기보다는 현재 몸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통증이 계속되거나 걷는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경우, 최근 외상이나 수술을 받은 경우, 실제 다리 길이 차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운동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골반의 모양만 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다. 골반 교정 역시 한 부위의 위치를 바꾸는 데 집중하기보다 발부터 다리, 고관절, 몸통까지 연결된 움직임을 함께 살펴볼 때 보다 안전하고 현실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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